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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선발 경기 데뷔전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1경기 2모자'를 쓴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3피안타(1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투구 수는 57개였고, 1-1로 맞선 4회말 2사 후 구원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패 없이 등판을 마쳤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광현은 이날 그토록 기다렸던 선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 당시에는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수확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세이브 기회는 오지 않았고, 팀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오랜 시간 강제 휴식을 취했습니다.

 


첫 등판 후 24일 만에 오른 마운드, 줄곧 뛰어왔던 선발투수 임무를 오랜 만에 맡아서인지 김광현은 1회말에 스프링캠프 또는 타격 훈련 때 착용하는 모자를 썼습니다. 이 모자를 쓰고 1회 1사 만루 위기를 넘긴 김광현은 2회말부터 정규시즌용 모자로 바꿔 썼습니다. 2회말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김광현은 4회말 솔로 홈런을 맞아 첫 실점을 허용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한 선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김광현 첫 선발경기는 고무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모두 나타난 경기였습니다.

 


돋보인 부분은 역시 위기관리 능력이었습니다. 김광현은 이날 1회와 3회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1회에는 1사 만루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았고 3회에는 무사 1,2루 위기를 넘겼습니다.

1회에는 1사 만루 위기에서 강타자 이안 햅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했습니다. 초반에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 삼진은 김광현이 4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3회에는 무사 1,2루 위기에서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변화구는 상당히 위력적이었습니다. 경기 첫 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공이 슬라이더였고 1회 햅과의 승부에서 중요한 헛스윙을 이끌어낸 공도 슬라이더였습니다. 3회에는 허를 찌르는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해내기도 했습니다. 컵스 타자들은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구속과 제구는 아쉬웠습니다. 김광현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91.6마일(약 시속 147km)에 그쳤습니다. 2회부터 조금씩 구속이 떨어진 김광현은 4회에는 시속 90마일 이상 공을 하나도 던지지 못했습니다. 홈런을 허용한 공도 시속 88.5마일 패스트볼이었습니다.

제구도 들쭉날쭉했습니다. 고의사구 포함 볼넷 3개를 허용한 김광현은 1,3회 위기를 볼넷으로 자초했습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채 50%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구가 흔들리며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펼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공격적인 승부를 이어간 점은 충분히 고무적이었습니다.

 


첫 선발등판인 만큼 다소 짧은 이닝만을 소화했지만 결과는 무난했습니다. 컵스 에이스급 투수인 카일 헨드릭스에게 밀리지 않는 피칭을 펼치며 많은 주자를 출루시킨 가운데서도 실점은 최소화했습니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할만해보입니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동료의 부상으로 찾아온 첫 선발 기회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피칭을 펼쳤습니다. 과연 김광현이 향후 어떤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 주목됩니다.

 

다음번 경기에 선발로 등판 좋은 활약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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