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라면 중화상 형제

인천 라면 중화상 형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 사고와 관련 한부모가정 등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아동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16분, 119로 다급한 구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남자아이의 목소리였습니다.

당황했는지 집주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살려주세요”만 되풀이하다 전화가 끊어졌습니다. 휴대폰 위치 추적 결과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이었습니다.

급히 출동한 소방 당국은 4층 빌라의 2층 집 안방에서 중화상을 입고 쓰러진 초등학생 형제를 발견했습니다. 불은 2층 집 33㎡(10평) 내부를 모두 태우고 오전 11시 29분 진화됐습니다.

형제는 곧바로 서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이 지난 16일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과 미추홀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A(10)군과 2학년 B(8)군 형제는 이날 오전 어머니 C(30)씨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실수로 불을 냈습니다.

등교를 했더라면 급식을 먹을 무렵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에 들어가 학교 급식을 먹지 못하자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셋이 사는 A군 형제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매달 수급비, 주거지원비 등 160만원가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형제가 사는 빌라는 인천도시공사에서 공급하는 보증금 260만원짜리 전세 공공임대주택입니다.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엄마가 없는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던 형제가 실수로 불을 내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형제는 한동안 돌봐주는 이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어머니 C씨는 전날부터 집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C씨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동안 가정 보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제공되는 긴급돌봄 서비스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C씨는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돼 지난달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이웃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인천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지난달 인천가정법원에 “C씨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고, 아이들을 방임할 우려가 있다”며 분리·보호명령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아이들이 어머니와 떨어지기를 원하지 않고, 격리보다 심리 상담이 옳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화재 당일인 14일에도 재차 법원에 분리·보호 명령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6일 공개된 형제의 빌라 2층 집은 현관문마저 불에 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내부는 새까맣게 그을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가스레인지가 놓여 있던 주방 쪽은 특히 불에 탄 정도가 심했습니다. 집 안엔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사)한부모가족한가지회 장희정(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대표는 "맞벌이 부부도 아이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데, 한부모가정은 홀로 양육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아동학대나 방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은 당연한 현실"이라며 "교육기관조차 문을 닫은 상황에서 제2의 참사가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돌봄정책 전반을 재점검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쓸데없는 곳에 돈 쓰지 마시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